기본정보
- 행사명신하늬 개인전 <POPCORNY UNICORNY>
- 분야전시
- 기간2022-05-11 ~ 2022-06-30
- 장소당림미술관
- 시작 시간00:00
- 유/무료 여부무료
- 비용무료
- 대상전체
- 관련 문의041-543-6969
예로부터 인간은 여러 동식물에 어떠한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부여하여 재앙이나 행운의 징조로 여기거나, 신화적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수호신으로 모시기도 하였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여러 종교, 신화, 벽화 등에서 동식물 이미지는 다양한 메타포로 사용되었으며, 범인류적으로 동식물에 대한 공통된 이미지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상황이나 재앙에서 벗어나거나, 소망과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자연물의 이미지로 주술적인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한반도의 토착민들은 하늘을 나는 새를 신의 사자로 여겨 새의 이미지를 차용한 솟대를 사용해 도깨비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했고, 바다의 신성한 동물로 여겼던 북어의 이미지를 통해 재액을 막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단순히 음복을 위한 오브제뿐만 아니라 일상용품에도 기복적 소망을 담아 제작하였다. 예컨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거북, 학, 소나무 등을 보자기, 병풍, 궤, 의복 등에 새기거나 불교적 염원을 담아 향로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나는 전통적 구복 표상 속 의미를 인간 삶에 가장 밀착된 오브제인 가구에 담아 가구 제작의 통상적인 지향점인 편안함을 넘어선 지점으로 그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여러 신화나 민담, 전설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합리적이거나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없어도 믿음을 가지게 한다. 나는 살아오며 여러 문제상황에 놓였을 때 이러한 비이성적인 믿음에서 내적인 용기와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예컨대 나에게는 특별한 종교적 믿음이 없었지만, 집 한켠에 놓여있던 성모상과 돌아가신 조부모가 물려주신 숟가락과 같은 것들이 그러했다. 이렇듯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는 토템의 성격을 띤 물건이 우리 삶에서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음에 크게 공감하고 설화나 민담, 샤머니즘, 토테미즘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일상적인 가구를 아트퍼니처로서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토템의 이미지와 담화를 사용하여 가구가 인간에게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을 편리함이나 실용성을 넘어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기물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연구 도중 종교적 색채를 더 깊이 표현할지, 설화의 구현에서 마무리할지 선택해야 했다. 종교적 색채가 너무 강렬할 경우 편향된 사용자만 타겟이 될 것이고, 설화를 모티브로 삼을 경우 사용자가 느끼는 주술적 기능이 작아진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다수 사용자에게 정서적 위로를 주고자 했기에 설화적인 접근을 선택했고, 부족한 주술적인 아우라는 시각적 표현의 압도로 대체하고자 했다. 그러한 연구 과정은 나 본인의 심미적 가치가 많이 들어가 결과적으로 설화 모티브의 완벽한 구현에서는 벗어났다. 이러한 것이 사용자에게 있어 주술적 기능에 대한 설득력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때문에 앞으로 작업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스토리텔링 작업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연구들은 논자의 작업 세계를 합치고 종교화하여 그 이야기들이 단순히 한 페이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경 같은, 혹은 설화집 같은 아트북 형식으로 대중과 소통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사용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다양한 종교, 설화, 미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믿음, 소망, 사랑 같은 비이성적이지만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해주는 인간의 특징은 30세기가 되어도 계속될 것이기에 이러한 가구의 가치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내 작업들이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통상적인 편안함 외의 또 다른 정서적 위로를 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예가 되길 바란다.
- 신하늬 -
위치정보
- 시설명당림미술관
- 주소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