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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시원하고 깊은 가야금의 울림이 충남 천안에 퍼진다. 가야금앙상블 담현이 오는 7월 26일(토) 오후 4시, 충남학생교육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제11회 정기연주회 《우보만리》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충청남도와 충남문화관광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되며, 전통과 창작이 어우러지는 담현만의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감동과 시원한 여유를 전할 예정이다.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별도 예약 없이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

2014년 창단 이래 꾸준한 창작 활동과 전통 계승을 이어온 담현은, ‘깊고 담백한 줄의 이야기’라는 이름처럼, 진정성 있는 연주와 새로운 시도를 통해 가야금 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는 전통 산조와 풍류, 그리고 어린이 중창단과의 협업까지 담현의 음악 여정을 집약한 공연으로, 다양한 색채를 통해 가야금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망한다.

이번 연주회의 부제 《우보만리》는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간다’는 의미로, 담현이 지난 11년간 한결같이 쌓아 온 음악의 발자취와 앞으로의 걸음을 상징한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전통과 대중의 균형을 이루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1부는 전통음악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25현 가야금의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김계옥 작곡 <해지려>, 《풍류+》, 최옥삼류 가야금산조가 무대에 오른다.

특히 *《풍류+》*는 국립국악원의 정악풍류와 김죽파 명인을 중심으로 한 민속풍류라는 서로 다른 전통의 흐름을 하나의 음악적 서사로 엮은 작품으로, 정악가야금과 산조가야금을 병용한 앙상블로 구성된다. 계면 다스름을 시작으로 하현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굿거리 등의 악장을 재배열하여 각 악장의 성격을 살리면서도 가야금 음색의 조화와 대비가 돋보이는 구성이며, 단아한 구조미와 민속적 유연함이 교차한다.

이어 연주되는 최옥삼류 가야금산조는 산조의 창시자인 김창조의 가락을 바탕으로 최옥삼이 재창작한 형식으로, 다스름부터 휘모리까지 일곱 악장을 유기적으로 이어낸다. 절제된 농현과 정제된 음색, 문답하듯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구성은 산조 특유의 묵직한 내면성과 강건한 음악성을 느끼게 하며, 연주자의 깊은 해석력과 내공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2부는 보다 대중적인 감각의 창작곡과 협업 무대로 구성된다. 베토벤 소나타의 서정성을 가야금으로 풀어낸 〈비창 with 가야금〉, 지브리 OST와 스윙재즈를 가야금과 국악 장단으로 재구성한 〈지브리 메들리 & SingSingSing〉, 그리고 어린이 중창단 ‘라임트리 프렌즈’와 함께하는 국악동요 무대가 이어진다.
이번 무대를 위해 위촉·초연되는 *4중주 <살랑>*과 동요 *<둥글게 둥글게>*는 각각 가볍게 스쳐가는 바람의 흐름과 어린이 감수성을 담은 창작 작품으로, 담현의 창작 역량과 예술적 비전을 보여줄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조정아 대표는 이번 공연에 대해 “그동안 담현이 꾸준히 이어온 전통 기반의 창작 활동을 조금 더 많은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며, “1부에서는 가야금의 깊이와 본질에 집중하고, 2부에서는 대중과의 호흡을 염두에 둔 다양한 협업으로 가야금의 새로운 매력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새로운 작곡가들과 함께 초연 무대를 만들어 왔고, 그 곡들이 우리만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라며, “《우보만리》는 우리가 한 걸음씩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를 다짐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담현은 매해 이어온 ‘작곡가 시리즈’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곡을 위촉·초연하고 이를 정기연주회와 음반으로 연결해 가야금 앙상블만의 고유한 레퍼토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클래식, 대중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전통음악의 외연을 넓혀왔으며, 지역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과 연계한 문화예술 사업에도 활발히 참여해왔다.

한여름, 시원한 공연장에서 만나는 깊이 있는 울림. 《우보만리》는 전통과 창작이 함께하는 오늘의 가야금 음악이, 더 많은 이들과 호흡하기 위한 담현의 또 하나의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