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행사명2022 아미의 작가 : 아름다운 쉼표, 박승순 톺아보기
- 분야교육/체험
- 기간2022-03-31 ~ 2022-06-28
- 장소아미미술관
- 시작 시간00:00
- 유/무료 여부무료
- 대상전체
- 관련 문의041-353-1555
올해 아미의 작가에서는 예술이 삶 자체인 추상화가 박승순(b.1954)의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고자 한다. 작가 박승순에게 작업은 고심해서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 늘 곁에 있던 동반자 같은 것이기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다만 내년 고희를 앞두고 쉼 없이 달려온 긴 여정에 잠시나마 쉼표를 찍고, 그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얼핏 선과 면으로 대변되는 그의 추상 작품들은 사실 1980년대부터 자연의 모습, 도시 공간, 일상의 풍경과 정취를 품고 있다. 어려서부터 도시에서 살았기에 자연스레 형성된 도회적 감수성은 화면에서 네모난 면이나 직선으로 나타나며, 그 면 위를 활강하는 곡선은 종종 유리창에 갇힌 현대인의 몸부림을 보여준다.
그러나 작가는 아파트라는 획일적인 공간에서 사는 현대인의 삶을 마냥 안타까워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아파트>, <도시-일상>에서는 삭막해 보이는 공간 안에 자연이 살아 숨쉬기도 하며, 층마다 각양각색의 맛과 멋이 담겨있음을 보여준다. 또 이들 오브제는 추상화에 담긴 내용을 직접 보여주는 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시대를 앞서갔기에 한 때 저평가되었던 합판 작업을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지금은 캔버스가 아닌 다른 재료에 그림을 그리고 오브제를 붙이는 것이 생경함을 주지 않지만, 이러한 작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인 십여 년 전에는 국내 화단의 비난을 감수해야 할 만큼 낯선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널, 금속, 종이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박승순의 용기 있는 실험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그의 작품세계는 평면작업으로 귀결된다. “하나의 선은 하나의 힘이다”라는 반 데 벨데(Henry Clemens Van de velde)의 말이 떠오를 만큼 박승순의 선은 화면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면 역시 그러하다. 박승순은 그가 영향 받은 바실리 칸딘스키의 질문- ‘형태를 변경시킬 수 있는 자유’와 ‘이러한 형태가 어떠한 색과 결합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보여준다. ‘색과 형태가 무한한 이상 그들의 배합 또한 무궁하며, 동시에 그 효과도 그러하다. 이러한 소재는 고갈되지 않는다’는 칸딘스키의 생각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교향곡이 악장으로 구분되어 있듯이, 박승순의 회화들도 각각 ‘페이지(page)’라는 제목으로 차례로 번호가 매겨진다. 물론 작품 하나하나가 독립된 완결성을 보여주지만, 시간 순으로 이어져 있기에 마치 한 책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박승순의 미완(未完)의 책을 찬찬히 톺아보자. 이 페이지 다음에는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앞으로의 결말은 어떨지를 상상해 보면서 설렘을 느낄 수도 있다. 간혹 마음에 와 닿는 문구를 발견하면 잠시 책갈피를 끼우고 음미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라본다.
위치정보
- 시설명아미미술관
- 주소충청남도 당진시 순성면 성북리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