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

예술창작물들은 많은 경우 전시로 대표되는 외부 지향적 어떤 형식의 틀에 맞춰 보여진다. 많은 수의 창작자들은 계획한 전시 혹은 제안받은 전시의 컨셉에 맞추어 창작의 방향을 설정하고, 대략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예상하면서 창작 행위를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물리적, 시간적 재화의 한계로 인해 선택한 방식일 수도 있다.
한편 창작자 스스로 지금까지 보여준 작업의 결과 다른 창작물들은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기를 꺼려하기도 하고,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도 한다. 작업의 ‘결이 다르다’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를 찾다가 영문으로는 ‘against the grain’이고, 결국 ‘결’은 ‘grain’ 즉 곡식, 결과물를 의미하여 성과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생산성 중심의 관점에서 창작행위를 평가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는 전제를 설정하면 정교하게 재단되어 최대한 탈락되는 잉여물이 없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떤 틀에 맞추어 근대적인 방식으로 창작 행위의 결과물이 생산될 때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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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기준에 의하면 무용의, 가치가 없는, 탈락되어 버린 창작 결과물들을 소환한다. 현재적 시점이 강조되어 시차가 점점 벌어져 과거로 뒤걸음 치면서 희미해 지거나, 나 혹은 너 우리의 평가로 점점 뒤로 밀려나거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여 드러나지 못한, 완벽한 원의 형태 속에 감추어진 모서리들을 찾아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